Reborn Into · 로판에서 환생하기 · 안내 · 성녀

GUIDE

성녀 설정과 성녀 판정

글 atelier Daham · 작성 · 수정

로판의 성녀는 신에게 선택받아 신성력을 지닌 여성이다. 신전이 공식으로 인정한 단 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병과 상처를 고치고, 저주와 마기를 씻어 내고, 때로는 나라의 운명을 예언한다. 성녀가 누구인지는 신전이 정하고, 그 판정 하나에 한 사람의 인생과 제국의 권력 지도가 함께 바뀐다. 그래서 로판의 성녀 이야기는 축복보다 다툼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성인과 로판의 성녀는 다르다

현실의 가톨릭 교회에서 성인(聖人)은 세상을 떠난 뒤에 정해진다. 살아 있는 사람을 성인으로 선포하는 일은 없고, 절차는 여러 단계를 거쳐 길게는 수백 년이 걸린다. 우리말에서 여성 성인을 '성녀'라 부르는 것도 이 전통에서 왔다.

단계무엇을 하나
하느님의 종세상을 떠난 사람의 삶을 공식으로 조사하기 시작한다. 대개 세상을 떠나고 몇 해가 지난 뒤에 연다
가경자생전의 덕행이 남달랐다고 인정받는다
복자(시복)그 사람에게 빌어 일어난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로 선포한다.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한 순교자는 기적 없이도 시복될 수 있다
성인(시성)시복 뒤에 기적이 한 번 더 인정되면 성인으로 선포한다. 이때부터 세계 교회가 그 사람을 기린다

한국 천주교에서도 1984년 순교자 103위가 시성되었고, 2014년에는 124위가 시복되었다. 기적의 인정은 의사와 신학자들의 심사를 거치는데, 갑작스러운 병의 치유가 가장 흔한 사례다.

로판의 성녀는 이와 정반대다. 살아 있는 동안, 그것도 대개 젊은 나이에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판정을 받는다. 신성력이라는 눈에 보이는 힘이 있고, 신전이라는 조직이 그 힘을 관리한다. 말하자면 로판의 성녀는 종교적 칭호라기보다 하나의 직위이자 능력자에 가깝다. 이 차이를 알고 읽으면, 로판의 신전이 왜 그렇게 정치적인지도 이해하기 쉽다.

마녀로 죽고 성녀가 된 사람

로판은 같은 힘을 신전이 인정하면 성녀, 인정하지 않으면 마녀라 부르는 설정을 즐겨 쓴다. 실제 역사에도 이 둘이 한 사람에게 겹친 예가 있다. 프랑스의 잔 다르크는 백년전쟁 때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군대를 이끌었고, 붙잡힌 뒤 이단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 1431년 화형을 당했다. 1456년 다시 열린 재판은 그 판결을 무효로 했고, 교회는 1909년 그녀를 복자로, 1920년 성인으로 선포했다. 한 시대의 재판이 이단이라 부른 사람을 다른 시대의 교회가 성녀라 부른 셈이다. 판정을 내리는 쪽이 누구냐에 따라 같은 사람이 전혀 다르게 불린다는 로판 성녀물의 물음은 이런 역사와 닮아 있다.

성녀가 하는 일

능력쓰이는 장면이야기에서의 의미
치유역병이 도는 마을, 전쟁터의 부상병, 죽어 가는 황제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가장 빠른 길
정화마수의 독, 땅에 스민 마기, 오래된 저주북부나 전쟁 세계관과 엮인다
축복출정하는 기사단, 황실의 즉위식성녀의 축복이 곧 정당성이 된다
신탁꿈이나 기도 중에 받는 예언미래 지식을 가진 회귀자와 비슷한 역할
결계수도나 신전을 지키는 보호막 유지성녀가 사라지면 나라가 위험해진다는 압박

성녀는 어떻게 판정되는가

로판에서 가장 흔한 판정 장면은 성물이 빛나는 것이다. 신전 깊은 곳에 모셔 둔 수정구나 성배, 성검 앞에 후보가 손을 얹으면 빛이 일어나고, 빛의 세기와 색으로 신성력의 크기를 잰다. 그 밖에도 여러 방식이 쓰인다.

판정 장면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공개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귀족과 신관과 민중이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빛이 나느냐 마느냐가 갈린다. 빛이 나면 하루아침에 신분이 뒤바뀌고, 나지 않으면 사기꾼으로 몰린다. 중간은 없다.

신전과 황실

로판의 제국에서 신전은 황실과 나란히 서는 권력이다. 황제는 신의 축복으로 정당성을 얻고, 신전은 황실의 보호와 재물로 힘을 키운다. 성녀는 그 사이에 놓인다. 황실은 성녀를 황태자비로 맞아 신전을 끌어안으려 하고, 신전은 성녀를 앞세워 황실에 맞선다. 성녀 본인의 뜻은 그 계산에서 가장 나중에 고려된다. 귀족 가문들도 가만있지 않는다. 자기 집안 딸을 성녀 후보로 밀어 넣거나, 평민 성녀를 양녀로 들여 가문의 이름을 높이려 한다. 성녀 한 사람을 두고 황실, 신전, 귀족이 저마다 줄을 당기는 셈이다.

그래서 성녀물의 주인공은 자주 두 질문 앞에 선다. 내 힘은 누구를 위해 쓰는가, 그리고 나는 이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대신관의 꼭두각시로 살지, 황실의 신부가 될지, 둘 다 버리고 떠날지가 이야기의 큰 갈래가 된다.

신전 안의 사람들

성녀는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로판의 신전은 황궁만큼 복잡한 조직이고, 성녀 곁의 인물들이 이야기를 움직인다. 작품마다 이름은 달라도 자리는 대개 비슷하다.

자리하는 일성녀와의 관계
교황·대신관신전의 수장. 신탁을 해석하고 판정을 내린다보호자이자 가장 큰 권력자. 흑막인 경우가 많다
신관·사제의식을 집전하고 신성력을 가르친다스승, 혹은 성녀를 시기하는 경쟁자
성기사신전의 무력. 성녀를 호위한다맹세로 묶인 호위. 로맨스 상대가 되기 쉽다
수녀·견습 사제성녀의 시중을 들고 신전의 살림을 맡는다친구나 첩자, 둘 중 하나다
다른 성녀 후보같은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라이벌이자 가장 처지가 비슷한 사람

신성력과 마법은 무엇이 다른가

마법과 신성력이 함께 있는 세계에서는 두 힘의 성질을 구분해 두는 경우가 많다. 마법은 배워서 익히는 기술에 가깝고, 신성력은 신이 내려 주는 선물에 가깝다. 마법사는 공부할수록 강해지지만, 성녀는 신의 뜻에 따라 힘이 커지거나 사라진다. 그래서 성녀물에서는 "왜 나에게 이 힘이 왔는가", "언제 이 힘이 떠나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해진다.

구분마법신성력
얻는 법재능과 공부신의 선택
관리하는 곳마탑, 마법 학교신전
잘하는 것공격, 변환, 연구치유, 정화, 축복
잃는 이유마력 고갈, 부상신의 외면, 서약 위반

성녀물의 흔한 갈래

갈래시작흐름
진짜 성녀평민이나 고아 소녀가 성녀로 판정받는다낯선 신전과 귀족 사회에 적응하며 힘을 키운다
가짜 성녀귀족 영애가 성녀로 행세하거나, 성녀로 잘못 판정된다진짜가 나타나 자리를 빼앗길 위기. 악녀 빙의물과 잘 겹친다
버려진 성녀힘을 다 쓰거나 새 성녀가 나타나 신전에서 쫓겨난다쫓겨난 곳에서 더 큰 힘을 깨닫고, 남은 쪽이 후회한다
성녀 후보여러 후보가 시험을 치르며 경쟁한다후보들 사이의 우정과 음모
성녀가 되기 싫은 주인공성녀 자리가 원작에서 비극으로 끝난다는 걸 안다힘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려다 들킨다

'버려진 성녀'는 특히 사랑받는 갈래다. 신전과 황실이 그녀를 쓰고 버린 뒤, 그녀가 떠난 수도에 결계가 무너지고 역병이 돌기 시작한다. 그제야 사람들이 그녀를 찾아오지만, 그녀는 이미 변방에서 자기를 알아봐 준 사람들 곁에 자리를 잡았다. 후회와 사이다가 한꺼번에 온다. 독자는 그녀가 돌아갈지보다,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기다린다.

예시로 보는 판정의 날

대신전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열두 명의 후보가 차례로 성배에 손을 얹는다. 앞선 열한 명의 손끝에서 희미한 빛이 일었다 꺼진다. 마지막 차례는 시녀 출신의 주인공이다. 손을 얹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웃음소리가 번질 무렵, 광장 끝에서 다리를 절던 노인이 지팡이를 놓고 일어선다. 빛은 성배가 아니라 노인의 무릎에서 일어났다. 대신관은 이것을 판정으로 인정할지 망설이고, 광장의 사람들은 이미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이런 장면은 성녀물이 다루는 갈등을 압축한다. 제도가 정한 판정과 사람들이 직접 본 기적이 어긋날 때, 누구의 말이 이기는가.

성녀 주인공의 고민

성녀물이 다른 로판과 가장 다른 점은 주인공의 힘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기사는 칼솜씨를, 마법사는 마력을 스스로 쌓았다고 말할 수 있다. 성녀는 그럴 수 없다. 힘은 어느 날 주어졌고, 언제든 거둬질 수 있다. 그래서 성녀 주인공은 칭송을 받으면서도 늘 불안하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이 나인가, 내 손에서 나오는 빛인가.

잘 쓴 성녀물은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힘을 잃은 뒤에도 곁에 남는 사람이 누구인지, 신성력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순간 주인공은 성녀라는 자리에서 한 사람으로 선다. 버려진 성녀 갈래가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리를 잃는 것이 곧 자기를 찾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힘이 너무 커서 생기는 고민도 있다. 모든 병자를 다 고칠 수 없을 때 누구를 먼저 고칠지, 황제와 거지가 동시에 죽어 갈 때 어느 쪽으로 걸어갈지. 성녀의 선택은 곧 정치가 되고, 한 번의 선택이 신전과 황실과 민심을 한꺼번에 움직인다.

자주 묻는 질문

성녀와 성기사는 어떤 관계인가?

성기사는 신전에 속한 기사로, 성녀를 호위하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맹세로 묶인 호위 기사와 성녀 사이의 금지된 감정은 로판의 단골 로맨스다.

남자 성녀도 있나?

남성 신성력자는 대개 성자라고 부른다. 작품에 따라 성녀와 성자가 함께 나오기도 하고, 성별과 상관없이 '성인'이나 '신의 자녀' 같은 칭호를 쓰기도 한다.

성녀는 결혼할 수 있나?

세계관마다 다르다. 순결 서약 때문에 결혼이 금지되어 그 자체가 갈등이 되는 작품도 있고, 오히려 황실과의 결혼이 관례인 작품도 있다.

성녀는 한 시대에 한 명뿐인가?

많은 작품이 "한 시대에 성녀는 한 명"이라는 규칙을 둔다. 이 규칙 때문에 새 성녀가 나타나면 이전 성녀가 가짜로 몰리거나 힘을 잃고,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생긴다. 여러 명의 성녀가 각 지역 신전을 나눠 맡는 세계관도 있다.

판정의 날을 직접 맞는다면

로판에서 환생하기에서 신전 종소리가 하루를 여는 신성력 세계에 떨어지면 성녀·사제의 길이 열린다. 이 길은 그 세계에서만 열린다. 성녀 판정의 날, 성물이 당신 앞에서 희미하게 빛나지만 진짜인지 착각인지 아무도 모른다. 판정을 받아들일지, 다른 후보에게 자리를 넘길지, 판정 전에 신전을 떠날지는 당신이 고른다. 상대역 후보로는 성기사가 나올 수 있다. 다른 길과 세계는 직업과 짐승의 길과 세계관 여섯 가지에서 볼 수 있고, 신성력과 겨루는 마법 쪽 이야기는 마탑·마탑주 세계관에 있다.

참고 자료

판정의 날 맞이하기